휴머노이드 제조사가 공개하는 사양서는 몇 줄짜리 표인 경우가 많지만, 그 값이 무엇을 기준으로 잰 것인지는 주석에 숨어 있습니다. 같은 “자유도 43”, “가반하중 3kg"이라도 세는 범위와 자세가 다르면 작업 설계에 쓸 수 없는 숫자가 됩니다. 이 글은 Unitree G1, Boston Dynamics Atlas, Agility Digit 5의 공식 사양 페이지를 예로 들어 항목별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그리고 사양 값을 내 작업 조건으로 바꾸는 간단한 계산 세 가지를 정리합니다.
세 플랫폼의 설계 방향과 AI 스택 비교는 휴머노이드 플랫폼 비교에서 다뤘으므로, 여기서는 사양서를 읽고 계산하는 방법 자체에 집중합니다.
공식 사양 페이지에 실제로 적힌 값
먼저 각 제조사가 무엇을 공개하고 무엇을 공개하지 않는지 한 표에 놓아 봅니다. 빈칸은 검증일 기준 해당 페이지에 적혀 있지 않은 항목입니다.
| 항목 | Unitree G1 | Unitree G1 EDU | Atlas | Digit 5 |
|---|---|---|---|---|
| 키 | 1,320mm | 1,320mm | 1.9m | 미기재 |
| 무게 | 약 35kg | 약 35kg 이상 | 90kg | 미기재 |
| 자유도 | 23 | 23~43 | 56 | 미기재 |
| 가반하중 | 팔 약 2kg | 팔 약 3kg | 순간 50kg / 지속 30kg | 23kg |
| 도달 거리 | 미기재 | 미기재 | 2.3m | 2.2m |
| 구동 시간 | 약 2시간 | 약 2시간 | 4시간 | 구동 대 충전 10:1 |
| 충전·교체 | 빠른 분리형 배터리 | 빠른 분리형 배터리 | 자율 배터리 교체 | 20시간/24시간 작업 |
| 작동 환경 | 미기재 | 미기재 | -20~40°C, IP67 | 미기재 |
| 보행 속도 | 미기재 | 미기재 | 미기재 | 미기재 |
출처: Unitree G1, Boston Dynamics Atlas, Agility Digit 5. Digit 5 페이지는 사양이 내부 시험 기반의 예비 추정치이며 제품이 개발 중이라고 밝힙니다. Figure 03은 공식 발표에서 Figure 02 대비 무게 9% 감소, 발에 내장한 2kW 무선 충전 같은 값을 공개했지만 키·자유도·가반하중 같은 절대값은 적혀 있지 않아 표에서 뺐습니다.
표에서 바로 보이는 것은 네 회사 모두 보행 속도를 공식 사양 페이지에 적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동 거리가 긴 작업이라면 이 값은 견적 단계에서 따로 물어야 합니다.
계산 1: 자유도는 세는 범위를 맞춰서 더한다
자유도(DoF)는 로봇이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관절 축의 수입니다. 비교할 때 가장 흔한 문제는 옵션 구성을 포함했는지가 모델마다 다르다는 점입니다. Unitree G1 사양을 예로 들면 기본 모델은 다리 6×2, 허리 1, 팔 5×2로 23자유도입니다. EDU의 최대 43자유도는 여기에 옵션을 더한 값입니다.
즉 43 가운데 18은 선택 옵션인 허리 추가 축, 3지 힘 제어 손, 손목 축에서 나옵니다. 다른 로봇과 비교할 때는 다음 순서로 맞추면 됩니다.
- 다리, 허리, 팔, 손목, 손가락, 머리로 구간을 나눕니다.
- 각 모델의 값을 구간별로 채우고, 공개되지 않은 구간은 비워 둡니다.
- 내 작업에 필요한 구간만 더해 비교합니다. 손가락을 쓰지 않는 운반 작업이라면 손 자유도는 비교에서 빼도 됩니다.
Atlas의 56자유도는 구간별 내역이 페이지에 없으므로, 같은 기준으로 맞추려면 제조사에 내역을 요청해야 합니다.
계산 2: 가반하중은 자세에 따라 줄어든다
사양서의 가반하중은 대개 한 자세, 한 조건에서의 값입니다. Unitree G1 사양은 팔 하중이 팔을 뻗은 자세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주석을 달고, Atlas는 순간 50kg과 지속 30kg을 따로 공개합니다. 지속 하중은 순간 하중의 배이므로, 물건을 계속 들고 걷거나 반복해서 옮기는 작업에는 지속 값을 써야 합니다.
자세에 따른 차이는 어깨 관절이 버텨야 하는 토크로 어림할 수 있습니다. 물체 질량을 , 어깨에서 물체까지의 수평 거리를 이라 하면 물체만으로 생기는 어깨 토크는 다음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3kg 물체를 몸 가까이() 들 때는 약 5.9N·m지만, 팔을 뻗어 에서 들면 약 14.7N·m로 2.5배가 됩니다. 이 예시의 거리는 설명을 위한 가정이며, 실제로는 팔 자체의 무게도 토크에 더해집니다. 그래서 선반 안쪽까지 팔을 뻗는 작업이라면 “최대 가반하중"보다 작업 자세에서 들 수 있는 무게를 제조사에 물어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관절 토크를 만드는 감속기와 액추에이터의 차이는 감속기 3종 비교에서 다뤘습니다.
계산 3: 구동 시간을 교대 가동률로 바꾼다
구동 시간만으로는 하루에 몇 시간 일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충전이나 배터리 교체에 드는 시간을 함께 알아야 가동률을 구할 수 있습니다. 구동 시간을 , 충전 시간을 라 하면 가동률은 다음과 같습니다.
Digit 5는 구동 대 충전 비율을 10:1로 공개했으므로 입니다. 24시간에 곱하면 약 21.8시간인데, 같은 페이지가 밝힌 작업 시간은 하루 20시간이므로 이동·대기 같은 나머지 시간이 따로 있다고 읽을 수 있습니다. 한 작업 위치를 24시간 비우지 않으려면 대, 즉 실제로는 2대가 번갈아 들어가야 합니다.
반면 Unitree G1은 구동 약 2시간과 빠른 분리형 배터리만 공개했고, Atlas는 4시간과 자율 교체만 공개했습니다. 두 모델 모두 교체에 걸리는 시간이 없으므로 가동률을 계산하려면 그 값을 따로 받아야 합니다. 배터리 용량도 마찬가지입니다. G1의 9,000mAh는 전압이 함께 있어야 에너지(Wh = Ah × V)로 바꿀 수 있고, 페이지에는 전압이 적혀 있지 않습니다.
사양서 주석에서 꼭 옮겨 적을 것
사양 값을 표로 옮길 때 주석을 빼면 나중에 비교가 틀어집니다. 검증일 기준 각 페이지에 있던 주요 주석은 다음과 같습니다.
- Unitree G1: 최대 토크는 가장 큰 관절 모터 기준이며, 파라미터는 시나리오와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일부 기능은 개발·시험 중이라고 적혀 있습니다(Unitree G1).
- Digit 5: 제품이 개발 중이며 사양은 내부 시험 기반의 예비 추정치이고, 일부 안전 기능은 아직 개발 중이라고 적혀 있습니다(Agility Digit 5).
- Figure 03: 카메라 프레임레이트·지연·시야각 개선은 모두 이전 세대 대비 상대값입니다(Figure 03 발표).
견적 요청 전에 정리할 질의 목록
사양서에 없던 값은 그대로 견적 질의서로 옮기면 됩니다. 위 세 가지 계산에 필요한데 공개되지 않은 항목을 모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 질의 항목 | 필요한 계산 | 해당 모델 |
|---|---|---|
| 구간별 자유도 내역 | 계산 1 | Atlas, Digit 5 |
| 작업 자세별 들 수 있는 무게 | 계산 2 | 전 모델 |
| 충전·배터리 교체 소요 시간 | 계산 3 | G1, Atlas |
| 배터리 전압 또는 Wh | 에너지 환산 | G1 |
| 보행 속도와 측정 조건 | 이동 시간 산정 | 전 모델 |
| 작동 온도·방진방수 등급 | 현장 적합성 | G1, Digit 5 |
이렇게 비어 있는 항목을 먼저 확인하면, 데모 영상을 보고 판단할 때보다 파일럿 범위를 훨씬 좁게 정할 수 있습니다. 보행 방식이 이동 속도와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휴머노이드 보행 제어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