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가 달리고 춤추는 영상이 나올 때마다 “저건 사람이 조종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따라붙습니다. 이 글은 자율 주행 로봇과 원격 조종 로봇이 한 코스를 함께 뛴 대회의 공개 규정을 출발점으로, 두 방식이 어떻게 다르고 시연 영상과 발표 자료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원격 조종과 자율, 무엇을 누가 결정하나
“원격 조종이냐 자율이냐"는 둘 중 하나로 나뉘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사람과 로봇이 결정을 나눠 맡고, 그 비율이 다를 뿐입니다.
| 수준 | 사람이 정하는 것 | 로봇이 정하는 것 | 예 |
|---|---|---|---|
| 전신 원격 조종 | 팔·다리·몸통 자세 전체 | 균형을 지키며 자세 따라 하기 | VR 헤드셋·카메라로 사람 동작을 그대로 옮김 |
| 상위 명령 원격 조종 | 속도, 방향, 정지 | 발 디딤, 균형, 관절 제어 | 조종자가 옆에서 따라가며 방향만 지시 |
| 자율 주행 | 목표와 경로 조건 | 길 찾기, 장애물 회피, 보행 | 코스를 스스로 인식하며 주행 |
| 자율 작업 | 작업 지시 | 인식, 계획, 조작, 실패 복구 | 물건을 찾아 집고 옮기는 작업 |
어느 수준이든 빠르게 걷거나 달리는 동안 균형을 잡는 일은 로봇의 보행 제어기가 합니다. 사람이 매 걸음 관절을 움직이는 방식으로는 달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보행 제어기의 구조는 휴머노이드 이족보행 제어에서 다뤘습니다.
2026 베이징 하프마라톤 규정이 보여 준 것
2026년 4월 19일 베이징 이좡(E-Town)에서 열린 두 번째 휴머노이드 하프마라톤은 자율 주행과 원격 조종을 같은 코스에서 겨루게 했습니다. CGTN 보도에 따르면 100개가 넘는 팀이 참가했고, 자율 주행 팀은 전체의 약 40%였습니다. 규정은 완주 기록에 가중치를 곱했습니다. 자율 주행은 1.0, 원격 조종은 1.2입니다.
베이징시 정부 안내에 따르면 대회 전 시험 주행은 도심 도로와 생태공원 구간에서 정식 거리 21.0975km 전체를 달렸고, 자율 주행과 원격 조종 부문 로봇이 나란히 뛰었습니다.
가중치가 결과를 바꾼 사례가 나왔습니다. CGTN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로봇이 원격 조종 로봇으로 48분 19초를 기록했고, 우승은 환산 기록 50분 26초를 낸 자율 주행 로봇에게 돌아갔다고 전했습니다. 계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def to_seconds(m, s):
return m * 60 + s
remote_raw = to_seconds(48, 19) # 원격 조종, 실제 기록
autonomous_net = to_seconds(50, 26) # 자율 주행 우승 기록 (계수 1.0)
remote_net = remote_raw * 1.2 # 원격 조종 계수 1.2
print(divmod(round(remote_net), 60)) # (57, 59) → 약 57분 59초
# 원격 조종 로봇이 우승하려면 실제 기록이 이 값보다 빨라야 한다
break_even = autonomous_net / 1.2
print(divmod(round(break_even), 60)) # (42, 2) → 약 42분 2초
공개된 기록을 21.0975km 평균 속도로 바꾸면 하드웨어가 얼마나 빨라졌는지 보입니다. 2025년 우승 기록과 사람 세계 기록도 같은 CGTN 보도에 있고, 속도는 거리 ÷ 시간으로 계산했습니다.
| 기록 | 시간 | 평균 속도 |
|---|---|---|
| 2026년 최선착 (원격 조종, 실제 기록) | 48분 19초 | 7.28m/s (26.2km/h) |
| 2026년 우승 (자율 주행, 환산 기록) | 50분 26초 | 6.97m/s (25.1km/h) |
| 사람 하프마라톤 세계 기록 | 57분 20초 | 6.13m/s (22.1km/h) |
| 2025년 우승 (Tiangong Ultra) | 2시간 40분 42초 | 2.19m/s (7.9km/h) |
1년 사이 우승 평균 속도가 약 3배가 됐고, 자율 주행 우승 로봇은 21km 내내 초속 약 7m를 유지했습니다. 베이징시 정부 안내는 키 약 1.8m, 무게 47~62kg인 Unitree H1이 시험 주행에서 최고 초속 10m를 냈다고 전합니다. 다만 최고 속도와 유지 속도는 다른 숫자입니다. 대회는 짧은 질주가 아니라 배터리, 모터, 냉각이 21km 동안 버티는 능력을 봅니다.
원격 조종 로봇은 실제 기록으로는 자율 주행 우승 로봇보다 약 2분 빨랐지만 환산 기록은 약 7분 33초 느렸고, 우승하려면 실제 기록이 42분 2초 안이어야 했다는 뜻입니다(기록과 계수 출처: CGTN, 계산은 위 코드). 주최 측이 가중치로 자율 주행 개발을 유도했다고 읽을 수 있습니다.
원격 조종도 쉬운 기술이 아닌 이유
원격 조종 로봇이 하프마라톤 거리(베이징시 정부 안내 기준 21.0975km)를 넘어지지 않고 달렸다면, 그 자체로 보행 제어기의 성능을 보여 줍니다. 사람이 보내는 것은 대개 속도와 방향 같은 상위 명령이고, 발을 어디에 딛고 몸을 어떻게 기울일지는 로봇이 매 순간 계산합니다. 같은 하드웨어라면 원격 조종과 자율 주행의 차이는 주로 “길을 보고 판단하는 부분"에 있습니다.
| 구성 요소 | 원격 조종 주행 | 자율 주행 |
|---|---|---|
| 보행·균형 | 로봇 제어기 | 로봇 제어기 |
| 경로 인식 | 사람의 눈 | 카메라·라이다와 인식 모델 |
| 속도·방향 결정 | 사람 | 로봇의 계획 모듈 |
| 돌발 상황 대응 | 사람이 즉시 개입 | 로봇이 감지하고 스스로 대응 |
그래서 원격 조종 시연은 “하드웨어와 보행 제어기는 이만큼 된다"는 증거로, 자율 시연은 “판단까지 로봇이 한다"는 증거로 나눠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원격 조종 데이터가 자율로 이어지는 경로
원격 조종은 자율의 반대가 아니라 자율로 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OmniH2O 논문은 사람 자세를 공통 인터페이스로 삼아 VR 헤드셋, 음성 지시, RGB 카메라로 휴머노이드 전신을 실시간 원격 조종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이렇게 모은 원격 조종 시연 데이터로 자율 정책을 학습시켰다고 보고합니다.
로봇팔에서도 같은 흐름입니다. 사람이 리더 팔로 조종해 데이터를 모으고 그 데이터로 정책을 학습하는 과정은 LeRobot SO-101 ACT 학습 가이드에서 단계별로 볼 수 있습니다. 시연 데이터를 얼마나 모아야 하는지는 시연 데이터 수와 정책 선택에 정리했습니다.
시연 영상에서 자율 수준을 가려내는 순서
영상만으로 자율 여부를 확정할 수는 없지만, 아래 순서로 보면 판단 근거가 생깁니다.
- 표기부터 확인한다. 영상 설명이나 보도자료에 autonomous, teleoperated, real-time 같은 표기가 있는지 본다. 표기가 없으면 판단을 보류한다.
- 화면 밖 사람을 찾는다. 로봇 옆을 따라 걷는 사람, 손에 든 조종기, VR 헤드셋, 동작 추적 장비가 보이는지 확인한다.
- 속도와 편집을 본다. 재생 속도 표시가 없는 빠른 동작, 장면이 끊기는 편집은 실제 성능을 가린다.
- 반복 횟수를 찾는다. 같은 동작을 몇 번 시도해 몇 번 성공했는지 공개했는지 본다. 한 번의 성공 장면은 성공률이 아니다.
- 규정을 읽는다. 대회라면 자율과 원격 조종을 어떻게 나눴는지, 기록 환산 방식이 있는지 확인한다.
도입이나 협업을 검토할 때 제조사에 요청할 자료
시연을 보고 실제 도입이나 공동 개발을 검토한다면, 영상보다 다음 자료가 판단에 직접 쓰입니다.
- 시연에 쓰인 제어 방식(전신 원격 조종, 상위 명령 원격 조종, 자율)과 사람의 개입 횟수
- 같은 작업의 반복 시험 결과(시도 횟수, 성공 횟수, 실패 유형)
- 자율 기능에 필요한 센서 구성과 연산 장치
사양서에서 숫자를 읽는 방법은 휴머노이드 사양서 읽는 법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